그냥 아무런 고민없이 수출입 규모만 보고 착각을 하는 건지, 모르는 척을 하는 건지, 언론플레이를 하는 건지 모르겠는데. 제발 통계상세나 찾아보고 중국경제가 한국경제에 큰 이익이 되고, 포지티브한 경제권이라는 착각은 좀 버려주길 바라겠습니다.
한국의 돈줄은 중국이 아니라 아직도 미국과 유럽시장입니다.
한국에서 만들어낸 상품과 재화를 수입해 우리에게 돈을 주는 건 중국이 아니라, 미국과 유럽. 그리고 동남아와 남미시장입니다. 중국은 이러한 최종시장에 접근하기 위한 중간단계 시장일뿐입니다.
자꾸 수출입 규모만 보고 퉁치는 인간들이 판을 치는데.
그 덕에 부가가치 기준 무역통계를 들먹여도 못 알아먹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냥 글 한 번 더 올립니다.
(못 알아먹는 건지, 아니면 중국은 대단하고 우리를 구원해줄 큰 형님이니 그럴리가 없다고 최면을 거는 건지는 모르겠으나...)
보다시피 이게 대중수출 가공단계별 구조를 나타낸 그래프인데.
자, 감이 오는지?
중간재 비중이 68%가 넘어갑니다. 키득. 중국의 소비시장에 직접 접근을 못하고 있죠? 당연하지만 최종부가가치기준에서 불리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최종재 30.6%를 착각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저 최종재도 더 분화시키면 5단계 분화표를 보면 중국의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최종소비재의 규모는 4%대에 불과합니다.
더욱이...
중국시장이 딱히 한국에 우호적인 시장도 아닙니다.
돈되는 소비재 수입은 한국이 젤 후달립니다. 즉, 대중국 수출규모가 커봤자 실속은 별로 없다는 소립니다.
그렇다면 한국은 도대체 중국에게 뭘 수출하는 걸까요?
통계상으로 보면. 한국은 중국이 자급하지 못하는 고급철강재와 화학반제품, 정유제품, 기계관련 반가공품들을 수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실통계상 이러한 중간재(반가공재)마저 주요 수입처는 중국현지 한국법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60%를 넘어갑니다. 자본재의 경우는 더 심해서 8할 이상입니다.
즉, 적어도 한국이 중국에 수출하는 제품의 5할 가량은 중국진출 한국법인이 수입하는 것입니다.
즉, 중국이 수입한게 아니라, 중국진출 한국회사가 수출도 하고 수입도 하는 겁니다.
이런데도 한국의 대중 의존도가 크다고 말한다면 난 못 배워먹었다, 통계도 해석 못하는 천치바보라는 인증밖에 못하는 겁니다. 그리고 이게 바로 통계의 오류죠.
막대한 대중수출의 반은 그냥 한국이 스스로 만들어낸 겁니다.
그리고 나머지 반도 알짜배기 소비재 비중은 4%에 불과하죠.
그렇다면 이러한 관계에서 누가 더 이익이 클까요?
한국의 주요수출품인 자본재입니다.
말은 자본재인데, 사실은 그냥 생산설비입니다. 간단히 말해 중국에 공장 세우고 그에 필요한 설비가 자본재라고 봐도 좋습니다. 이 자본재 수출을 보면 한국이 얼마나 중국에 활발히 공장을 세우는건지 알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엔 이 자본재 수출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죠? 14년 후반기 이후 통계를 보면 대중국 자본재 수출양이 떨어지는데 반해 베트남엔 엄청나게 늘어나고 있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한국이 점점 생산설비를 빼다가 다른 곳으로 생산기지를 옮기고 있다는 뜻입니다.
미심쩍다고요?
자본재 순위가 대개 이렇습니다.
중국회사에게 민감한 생산설비를 수출하진 않으니 대개는 중국현지 공장에 우리 설비를 이동시키는 것인데 이게 수출통계에 잡히는 겁니다.(물론 삼성 시안이나 비오이 하이디스등의 예가 있습니다.)
자, 양자간의 관계에서 누가 더 이득을 볼까요?
첨단생산라인을 설치해주고, 그것을 생산하는 건 한국회사입니다. 이들이 한국으로부터 반제품과 중간재를 수입하는 주체이기도 하죠. 다시 말하자면 한국의 소비재 수출비중은 4%에 불과합니다.
반면 미국의 경우는 소비재 비중이 32.1%에 달합니다.
특히 돈이 되는 내구소비재의 경우 29.7%로 아주 독보적입니다. 특히 자본재의 경우에도 미국에 진출한 한국회사가 생산라인을 설치하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 미국법인이 생산설비를 수입하는 비중이 아주 높습니다. 즉, 미국은 한국의 최종소비시장으로서의 성격을 통계에서도 확연히 보여줍니다. 특히 부가가치 기준 무역통계상에서도 중국에 수출한 상품의 최종종착역으로서 중국에 20%내외의 부가가치를 주고, 나머지 부가가치를 한국이 먹는 구조로서.
중국은 대미국, 유럽시장 중간단계로서의 성격을 보여줍니다.
즉, 통계를 분석하면 한국의 대미국, 유럽시장에의 의존도는 하나도 떨어지지가 않았습니다.
오히려 중국의 경우 한국이 중요한 무역상대인데, 그 이유는 한국시장이 오히려 부가가치가 높은 비내구소비재, 직접소비재의 수입비중이 높기 때문입니다. 즉, 한국은 중국에게 상당한 부가가치를 돌려주는 시장이지만, 중국은 그렇지가 못합니다.
오히려 통계상 대중수출 감소폭은 눈에 띌정도로 높아지고 있는데.
특히 중간재(생산설비)의 감소폭이 매우 큽니다. 이는 한국이 서서히 중국에서 생산라인을 철수하여 더 인건비가 낮은 다른 국가로의 이전을 하고 있는 와중이란 것을 뜻합니다. 그리고 소비재 수출 성장속도도 매우 주춤하며, 나프타와 폴리프로필렌으로 거품이 잔뜩 끼었던 중간재, 반제품 수출감소폭도 매우 큽니다.
(나프타등의 화섬계통은 부가가치가 박해서 박리다매에 가까운데 액수만 컸지 실속은 쭉정이에 가까웠죠.)
최근 중국의 공장가동지수가 뚝뚝 떨어지면서 우리 대중 수출액 감소폭도 역대급인 상황인데. 아직도 정신 못 차리고 중국이 잘못되면 큰 일 난다는 착각을 가진 분들이 많아서 참 문제입니다. 이미 2013년부터 중국은 잘못 되어서 그 관련 우리 한국산업계는 크게 얻어맞은지가 오래입니다. 그럼에도 2014년 통계는 썩 괜찮았는데 그 이유가 바로 부가가치가 높은 미국과 유럽시장에서의 선전때문입니다.(중국시장이 무너지건 말건 결국 돈은 미국, 유럽에서 버니 13~14년 당시 우리 기업들도 썩 실적이 괜찮았는데, 유럽과 미국이 휘청거리니 중국따위와는 상관없이 우리 기업들이 들썩거리고 있죠. 이게 바로 통계의 허수입니다.)
중국이 진짜로 한국경제와 밀접해져 좌지우지할 정도의 영향력과 파급력을 가지려면.
좀 더 한국에게 뭔갈 줘야되는 시장이 되야 합니다.
현재로선 대중국 수출액 반은 한국이 스스로 만들어주고 있는 측면이 있고, 나머지 반도 중국업체가 최종시장인 미국에 판매할 제품을 위해 한국반제품을 수입하는 것에 불과합니다.(그래서 반제품 수출품 1위가 메모리 반도체와 비메모리 반도체, 리튬 이온 배터리 중간제품들입니다.) 이래서야 중국시장이 흥하든 망하는 한국과는 크게 상관이 없죠. 왜냐면 어차피 대중국 수출품의 대부분은 최종종착지가 미국이니까요.
제발 좀 쓰잘데 없는 중국에 대한 막연한 공포나 선망은 관두는 게 좋을 듯 합니다.
중국은 아직까지 그렇게 경제적으로 실속있는 파트너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