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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월 29일 (금)

부산에 문재인이 살았던 아파트 윗집 이웃이 남긴글!

야시쿠 조회 :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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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친구 문재인’을 떠나보낸 사연

이창수 (친구)

 

 

 


나는 문재인이 낯설다. 한 아파트의 아래윗집으로 지내며 오랜 정을 나누던 그가 청와대에 일하러 서울로 올라간 이후, 나는 문재인이 낯설다. 내 친구가 아닌 것 같다. 서운하고 섭섭하다. 친구 하나 잃어버린 듯한 상실감이 언제나 내 마음 속에 찬바람을 몰아치게 한다. 솔직한 심정이다.

 



그를 처음 만나던 날이 생각난다. 25년도 더 됐다. 어느 봄날의 토요일 오후, 부산 당리동의 대동아파트에 살던 나는 일찍 퇴근하는 길이었다. 아파트 입구에 도착하니 웬 잘 생긴 남자 하나가 계단에 걸터앉아 책을 읽고 있었다. 서로 인사를 나눈 적은 없었지만, 난 그가 우리 집 아래층에 사는 사람이라는 것을 바로 알아차렸다. 안사람들끼리는 이미 오가며 지내는 눈치였고 애들도 우리 집에 자주 놀러오곤 했으니 들은 바가 없지는 않았던 것이다.


 

나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아, 아랫집에 사는 그 변호사 양반이구나. 마누라가 문 잠가 놓고 어디 간 모양이네. 주말 오후에 집에도 못 드가고 안 됐소. 열쇠 하나 복사해서 갖고 댕기지, 변호사도 별 수 없네. 그라마 앉아서 책 보소, 나는 들어갑니데이.’


 


나는 가볍게 목례를 하고 그의 곁을 지나쳤다. 마주 목례를 하며 미소 짓던 그의 표정이 지금도 또렷이 떠오른다.


 


그런 일이 있은 후 어떤 계기였던지 자세히 생각나지는 않지만 그의 집에서 차를 한 잔 나눈 뒤로 우리는 차츰, 그리고 매우 가까워졌다. 심지어 문 변호사는 나를 자기네 동창생 그룹(이들은 주로 함께 휴가를 함께 보내는 죽마고우 그룹이었다)에까지 끼워주었다. 

 


이건 사실 좀 드문 일이다. 도시의 아파트 생활이라는 게 그저 데면데면 의례적인 인사나 나누기 십상이고, 남자들끼리는 더욱 그러하다. 한데 아무런 학연이나 특별한 관계도 없는 사람들끼리 다만 이웃이라는 이유로 그렇게 마음을 나누는 친구가 되었다는 것은 지금 와서 생각해 보아도 참 의외라 느껴진다. 우리는 부부동반으로 참 많이도 돌아다녔다. 지리산 종주를 비롯해 여러 산을 함께 올랐고 스킨 스쿠버도 함께 했다. 


 


나는 그가 좋았다. 말이 많은 편도 아니고, 재미난 농담도 할 줄 모르고, 좀처럼 실수하는 법이 없어 뭔가 좀 어렵게 느껴지고…, 한 마디로 부담 없이 친해질 요소라고는 하나도 갖고 있지 않은 그였지만, 함께 사귀는 내내 나는 그의 속 깊은 따뜻함에 언제나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매우 사려 깊고 남에 대한 배려가 몸에 밴 사람이었다. 순박했다. 변호사라면 출세한 직업인데 잘난 척 하는 법이 없었다. 입에 발린 얘기로 호의를 표하지 않았다. 함께 길을 가다가 서점이 보이면 슬그머니 끌고 들어가 책을 사서 준다거나, 함께 놀러 간 시골 장에서는 물건 좋아 보이는 마늘 두 접을 사서 나한테 한 접 슬쩍 건네준다거나 하는 식이었다. 우리는 그렇게 깊은 정이 들었다.



 

노무현 대통령께서 당선 되고서 문 변호사도 노 대통령을 도와 참여정부를 이끌어 가기 위해 서울로 가게 되었다. 우리 친구 그룹은 그를 위해 송별회를 마련했다. 온천장 어느 식당에서 저녁을 함께 하는 그 자리에서, 친구들은 기왕에 그렇게 결정이 되었으니 잘 하고 오라는 격려를 얹어 그대를 보낸다마는 솔직한 속마음은 “자네가 가지 않아도 되면 좋겠다.”고 했다. 정치판이라는 게 어떤 곳인데, 더 없이 아끼는 친구가 상하고, 상처받고, 아파할 것이 몹시도 두려웠기 때문이었다. 친구들의 말을 듣고 문 변호사는 그 특유의 어조로 이렇게 말했다. 



 

“가서 원칙대로 일 하겠다.”

 

 


그다운 말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 말을 듣고 친구 하나를 잃은 것 같아 쓸쓸함이 왈칵 밀려들었다. ‘나의 친구 문재인’이 이제는 모든 사적인 관계를 뒤로 한 채 ‘국민의 공복’이 되기 위해 떠나는구나…. 기쁜 마음으로 보내기야 하겠지만 함께 어울려 다니며 추억을 쌓는 일이 더 이상은 힘들겠구나…. 



우리 친구들은 문 변호사가 서울로 간 뒤로 참여정부 5년 동안 단 한 번도 전화하지 않았다. 물론 그에게서도 전화가 걸려오지 않았다. 그래서 좋았다. 우정이 이 정도는 되어야 그 이름에 값하는 것 아니겠는가




http://www.ppomppu.co.kr/zboard/view.php?id=freeboard&no=5146174


민주시민 17-02-25 18:01
문재인은 주변 사람관리에 철저했다고 알려져있죠 권력 또한 남용하려 하지 않았고 언제나 자신의 역할에 충실했습니다.

최소한 도덕적으로 윤리적인 흠은 없다는겁니다

그 기간동안 있으면서도 비선이란 말이 거의 안들린 대통령 비서라고 확신합니다.
하늘바라… 17-02-25 18:02
문재인이 대통령이 되면 한가지 바라는거..

솔직한 심정은 노통이 당했던 언론과 mb정권의 정치보복을 되돌려 줬으면 하는 마음이 강하게 들긴하지만

저사람은 원칙주의자라..

평범한 사람도 대한민국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사법 입법 행정부를 정말로 신뢰하고 살수 있는 정의로운 사회를

해줬으면 합니다.. 그리고 역사도 바로 세워줬으면 하구요.. 더 나은 경제는 뒤의 다른 대통령이 세울수 있으니

일단 바른 사회 정의로운 사회구현에 힘써줬으면 합니다. 정말로..
veloci 17-02-25 18:17
원칙과 정의 위에 세워진 나라를 기대 합니다.
그럼 시간이 지나 경제도 복지도 꽃피고 열매 맺겠죠. 아니면 분재나 꽃꽂이가 될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간미와 따뜻한 품성은 힘든 시간을 보낼 국민들에 대한 약간의 힐링이 되길 바래봅니다.
그림자13 17-02-25 18:36
멋지긴 하네요... 문제인이 인간적으로는 꽤 괜찮은 사람 같아요..

다만, 국정운영을 실제로 한다면.. 어찌 되려는지 ㅠㅠ

워낙 시국이 어려운 시국이라.. 정말 많은 분들 바램처럼 잘 풀렸으면 좋겠습니다..
날카로운 17-02-25 19:53
원칙대로 하기에는 다 못 죽일거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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