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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월 20일 (토)

여기 늙은이들은 이글이나 읽어봐

븅아 조회 : 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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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출범 후, 정치지형을 상징하는 단어는 "그자찍" 이었습니다. "그래서 자한당 찍을꺼야?"

네. 결국 20대 남성은 찍었습니다. 심지어 중도층도 찍었고, 전 연령층에서 찍어버렸습니다.

무려 그 자한당을요. 탄핵의 주범을, 불과 4년만에, 관악장군이고 은평장군이고 할 거 없이 서울 전체가 찍어버렸습니다.

 

보통 민주당 진영에서, 또 클리앙에서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아니, 액수가 다르고, 부패의 정도가 다르고, 해먹은 역사가 다르고, 또 해왔던 역사가 다른데, 어떻게 저 똥을?"

또 이렇게 진단하기도 합니다.

"우리도 물론 잘못했다. 그런데 저기는 몇십억을 해먹었지 않느냐. 왜 선택적으로 분노하는가? 언론개혁이 시급하다!" 

 

그렇죠. 결과를 놓고 보면, 이건 모순입니다. 저도 처음에는 그렇게 봤습니다. 그러나 과정을 놓고 보면, 모순이 아닙니다.

모든 정치적 감정은, 순차적으로 쌓이게 마련입니다. 우리는 단 하나의 악행 때문에 자한당을 인간같지도 않은 집단이라고 치부하는 게 아닙니다. 과거 독재와, 사고와, 부패와, 수많은 민주주의 파괴를 목도하고 그렇게 생각하는 겁니다.

20대 남성도 마찬가지입니다. 단 하나의 사건으로 민주당을 버린 것이 아닙니다. 지난 4년의 역사가 그렇게 만든 겁니다.

 

 

 

지난 대선으로 돌아가봅시다.

유승민의 득표율이나 문재인 대통령의 득표율을 보았을 때 20대 남성의 비판적 지지성향은 이미 내재되어 있었습니다. 

페미니즘에 대한 격렬한 혐오도 이미 기저에 깔려있었죠. 하지만, 국짐당의 가장 카운터인 민주당에 큰 지지를 보내주었습니다. 

부패를 단죄하고 너희가 이야기하는 대로 공정한 사회를 만들라, 이런 겁니다.

 

문재인 정부가 시작되고, 여러 사건이 터집니다. 

인국공.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그들의 공정에 어긋나는 관점입니다. 능력주의를 절대적으로 신봉합니다.

최저임금. 대선후보 모두의 공약이긴 했지만, 어쨌든 알바자리는 반토막이 났습니다.

남북단일팀. 이때까지 노력해온 한국 선수들을 무시하고, 그 자리를 주적인 북한 선수에게 줘버립니다.

여성징병제 청원 무시. 이 순간 어린 나이 위주의 온라인 커뮤니티가 모두 반 문재인 반 민주당으로 돌아서기 시작합니다.

혜화역 시위. 문재인 재기해! 라는데 경찰청장이 나와 달래줍니다. 여성부 장관이 면담도 해줍니다.

WARNING.OR.KR. 한 번 무시당한 그들이 다시 또 참고 청원을 넣었는데도, 허접한 답변으로 일관합니다.

조국. 문재인 정부 사법개혁의 상징. 정의를 외치던 사람이 정의롭지 않았다고 합니다. 민주당=내로남불이 되어갑니다.

 

그런데. 그런데 말입니다. 이런 부정적인 이슈가 계속 터져갔는데도 놀라운 것은, 20대들이 "참았다"는 겁니다.

그것을 증명하는 건 21대 총선입니다. 20대 남성들은 국정수행평가보다, 정당평가보다 더 높은 비율로 민주당을 찍었습니다.

그래서 180석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개혁입법 잘 해보라고. 그렇게 이야기 한 겁니다. 

왜? 그래도 자한당은 아니니까. 5억 받아먹은 놈들이 몇십 몇백 몇천억 해먹은 이명박근혜보다 나으니까.

 

그러나, 21대 총선 이후에도 그들이 느끼는 세상은 같았습니다. 

검찰개혁으로 밍기적 거리면서 싸워대는 사이에, 또 20대가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건들이 터집니다. 

윤미향, 연평도 공무원 피격, 부동산 폭등, 암호화폐 규제, 더욱 심화되는 페미니즘 정책, 박살난 출산율, 늦은 코로나 백신.

그리고 LH. 

 

이제 끝났습니다. 민주당이 정의로운 구석이 있을 것이라고 참고 참고 또 참았는데, 더 이상 참지 않기로 했습니다. 

민주당은 똑같이 부패한 놈들입니다. 임계점을 넘어, 완전히 낙인이 찍혔습니다.

어떤 사람은 처음부터, 어떤 사람은 몇 가지 이슈까지는 참다가, 어떤 사람은 마지막까지 견디고 민주당을 믿다가...

결국 75%의 20대 남성이 더 이상 너희는 믿을 수 없고, 너희는 이때까지 거짓말을 해왔어, 라고 판단한 겁니다.

 

여기에 오래된 마타도어들이 개입합니다. 실망한 사람들의 눈에는 딱 진실처럼 보이지요.

민주당은 위선자입니다. 적폐청산을 기치로 내걸었지만, 권력을 추구하고자 민주당 내부의 문제를 뭉개버립니다.

민주당은 정치꾼입니다. 운동권 586은 고리타분한 사상과 갈라치기로 국민분열을 조장합니다. 딱 빨갱이가 하는 짓입니다.

민주당은 좌파 독재자입니다. 자기네 뜻대로 판결이 나오지 않자, 검찰과 사법구조를 입맛대로 뜯어고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는 "친북친중 나라 팔아먹는 좌파 공산주의자 586 무능 집단" 따위로 매도됩니다.

 

이게 일의 순서입니다. 감정의 과정을 이해하면, 감정의 결과도 완전히 해석됩니다.

민주당을 믿었고, 참았는데, 민주당이 자기들을 버리고 밟았습니다. 기대한 만큼 실망이 더욱 큽니다.

그래서 같은 놈으로 취급하고, 같은 놈들끼리 비교하기로 했습니다. 따라서 선택적 분노는 모순이 아니게 됩니다.

 

 

 

물론 여기서 화가 나실 겁니다. 세뇌당한 놈들이라고 생각하실 겁니다. 저보고 분탕질 하지 말라고 욕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꼭 부탁드립니다. 빈댓글을 저한테 얼마를 다셔도 좋으니까, 제발.

"민주당이 그렇게 보이고 있다"는 현실에 대해서는 꼭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 

그걸 생각하지 않으면 앞으로의 미래가 자한당에게 다시 넘어가버립니다.

 

선거 전략 이야기를 해보면, 그래서 내곡동과 엘시티는 정말 1도 통하지 않는 이야기를 떠들어 댄 것입니다.

왜? "똑같이 부패한 같은 정치인 놈들"이니까요. 똑같이 부패했는데, 액수가 크든 작든 알게 뭡니까? 

그래서 어차피 똑같이 부패했다면, 여당에 대해서 경고 메시지를 보내겠다는 정권 심판론이 작동합니다.

거기다 더해서, 페미니즘 같이 남녀평등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사상을 빙자한 여성우월주의 노선에 대해 응징합니다.

 

선거 패배의 원인을 이야기해보면, 그래서 조국 장관을 원인으로 하든 부동산을 원인으로 하든 조금은 맞긴 합니다.

4년의 감정이 누적되어 있으니, 그 중 대충 아무거나 하나만 뽑아도 아주 틀린 이야기는 아니지요. 근데 완전하지도 않습니다.

"참고 참았던 20대들이 결국 민주당을 똑같은 놈들로 낙인찍었다. 시작은 페미니즘이고, 트리거는 LH였다."

이렇듯, 좋든 싫든 현실을 인식하면 모든 결과를 설명해낼 수 있습니다.

 

또 저렇게 보이는 현실을 인식하고 나면, 앞으로의 미래도 저절로 답이 나옵니다. 

이미 저 프레임에 갇힌 상태인데, 저 프레임 안에서 "우린 아니야!!"라고 말하는 게 도움이 될 리 없습니다.

그거 지난 대선 때 찰스가 "제가 MB아바타입니까?" 라고 하는 거랑 똑같은 짓입니다.

또, 4년이 누적된 만큼 하루아침에 벗겨질 누명도 아닙니다. 그냥 저렇게 내버려 두고, 차라리 

"똑같이 부패했지만 정신차리니 일은 똑바로 하는 놈들"

로 인식되는 게 간편하고 빠릅니다. 

어차피 이미 나쁜 놈이면, 사법-언론-검찰 개혁을 과감하게 진행해도 됩니다. 또 다시 빨갱이 취급인데, 더 나빠질 인식이 어딨다고요.

다만, 방향성에서 괜한 트집은 잡히지 않는 게 좋다고는 생각합니다. 현재 추진한 제도 보완도 염두하면 좋습니다.

민생개혁  중 여론이 통일되어 있는 몇 가지 개혁을 반대와 상관없이 최대한 원안에 가깝게 밀어붙여야 합니다. 지지자들이 오매불망 바라던  오래된 개혁을 하는 것도 좋습니다. 사학법 노동법 테러방지법 국가보안법 같은 거 안 건드릴 건가요? 속도 내세요. 다시  말씀드리지만, 더 나빠질 인식이 없습니다. 따라서 두려울 것도 없습니다.

언론 개혁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위에  내용까지 모두 읽으셨다면 "저렇게 상황을 인식하게 한 언론은 미쳤다!" 라고 생각하실 것이라 봅니다. 그런데요. 20대 조중동  안봅니다. 꼭 기억해주세요. 걔들 조중동 안봐요. 언론 환경은 이미 완전히 바뀌었고, 민주당과 그 지지자들이 이야기하는 언론  개혁을 해봐야 실질적으로 20대들에게 아무 영향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새로운 접근이 필요합니다. 일단 지금의 현실부터 봅시다. 

쉴드치겠다고 잘한 거 찾아주겠다고 눈에 불을 켜고 있는 사람이 이렇게나 많은데, 그 사람들이 국회 의안제출 사이트 들어가서 하나씩 하나씩 디비보게 해가지고 어쩌겠다고요. 그러면 대체 누가 알아주는데요. 

한  번에 왕창 하지 말고, 하루에 하나씩 민생개혁을 발표하세요. 그리고 그걸 지지자들이 퍼다 나르기 딱 좋게 가공하세요. 네이버  헤드라인에 이쁘게 뜨게끔 하는 것도 필요하겠군요. 인터넷 여론전의 발판이 될 것이고, 동네 술자리 정치토론의 근거가 될 것입니다.  교통방송에 의존하지 마시고요. 그거 언제 다 듣고 있어요.

짜잘한 것 부터 하십시오. 단통법 왜 아직도 안고치는지 모르겠네요. 워닝.or.kr부터 풀고 봅시다. 진보적으로 보이면서, 생각보다 실생활에 밀접한 그런 거, 좀 구멍이 있어도 크게 문제 안 생기는 거 많습니다. 

모든 일의 시작인 페미니즘을 건드리는 것은 변화의 상징이자 시작이 될 것입니다. 여가부 폐지는 다음 대선 때 무조건 저쪽에서 들고 나올 겁니다. 대선까지 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선빵 맞기 전에 선빵 치세요. 그거 맞으면 많이 아플 겁니다.

  

최후의 최후까지도 믿음을 거두지 않는 수많은 지지자의 말을 허투루 흘리지 않길 바랍니다. 

그러다보면 오해는 자연히 때가 되면 풀릴 겁니다.

 

거듭 말씀드립니다만, 위 민주당에 대한 서술들은 제가 그렇게 본다는 것도 아니요, 사실이 그렇다는 것도 아닙니다.

현실이 그렇다는 겁니다.

20대의 공정에 대한 관념이 얼마나 글러먹었는가에 대해 제가 따로 한바닥 서술해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게 중요한 게 아닙니다.

"민주당이 그렇게 보인다"는 현실을 인정하지 않으면, 이 모든 결과를 취사선택하여 보고싶은 것만 보게 됩니다.

그러니 앞으로의 1년, 대선까지의 1년의 방향성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꼭 저 현실을 이해해야만 올바르게 나아갈 수 있습니다.

 

선택적 분노에 대한 의문, 그래서 20대는 멍청이라 그런거냐, 등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6054047


Mcintyre 21-04-14 10:32
더듬어 만진당은 이제 사면초가, 부엉이바위 앞의 노무현, 숙정문 앞의 박원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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