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 생각 - 미신고? 신고 미사일 기지는 없다
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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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어준입니다.
어제 우리 언론에는 미국의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 연구소의 보고서를 인용한 미국발 기사가 쏟아졌습니다. 내용은 북한의 미신고 미사일 기지 스무개 중 열 세개를 확인했다며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을 속이고 핵 폐기가 아니라 미사일 개발을 계속하고 있다 그런 겁니다.
이 보고서는 매우 교묘합니다.
근거로 제시된 위성 사진으로는 미사일 개뱔 여부를 전혀 가늠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위성 사진의 촬영 일자는 지난 3월 29일입니다. 싱가폴 정상회담 석달여 전이고 판문점 회담 한달 전이며 북한이 핵 경제 병진 포기를 선언하기도 전입니다.
그러니까 북한이 국제 사회에 미사일 관련해 그 어떤 약속도 하기 전인 겁니다. 게다가 이 기지는 단거리 미사일 기지로 미국과 협상 대상도 아니며 이미 알려져있던 것입니다. 새롭게 드러난 건 없는 거죠.
특히 미신고라는 표현이 악의적입니다.
미신고라는 표현 자체에 신고 의무를 정한 어떤 협약을 깨고 비밀리에 기지를 운용한다 그런 전제가 담겨있죠. 하지만 그런 협약은 없습니다. 세계 어떤 나라도 자신들의 미사일 기지를 신고하지 않죠. 그러니까 신고 미사일 기지란 애초부터 전세계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북한과 미국 둘 사이에 관련한 특별 협약도 없죠.
그러니까 미신고된 미사일 기지라는 표현 자체가 성립이 안되는 겁니다.
이 표현은 일부러 쓴 거죠. 미신고라고 쓰고 '약속을 깬', '신뢰할 수 없는' 이라고 읽히는 걸 의도한 거죠. 그래서 악의적이라고 하는 겁니다.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이 보고서는 정치적 의도가 담뿍 담긴 누군가의 수작이다.
김어준 생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