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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월 19일 (금)

[CN] 한중 국제 관계 전문가의 대담 (하)

다크나잇트 조회 : 3,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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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호=중국 대학의 한국 관련 전공은 어떤 상황인가?

둥샹룽=중국에는 한반도 관련 연구기관이 100여 개 있다. 한국고등연구재단,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국제교류재단 등 한국 기관들은 중국의 한반도 연구기관들에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지난 30년간 중국 학자들은 중국 국가사회과학기금이 지원하는 300여개의 한반도 관련 프로젝트를 추진해서 정치, 경제, 사회, 역사, 문화 전반에 걸친 한반도 연구를 크게 촉진시켰다. 

▶황재호=한국에는 중국연구학과가 있는 대학이 몇 군데 있다. 현재 그곳의 상황은 어떻고 또 어떤 도전에 직면해 있는가?


민귀식=우선, 상당수 지방대 중문과 학과들이 문을 닫으면서 전체적인 입학률은 떨어지고 있다. 대중국 인식이 반영된 결과지만 학과 폐지가 성급하게 결정돼서는 안 된다. 학과가 동아시아학으로 바뀌더라도 사회과학을 가르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중국학은 남아있어야 한다. 멀리서 바라보면, 사실 중국 관련 학문을 전공하고 학부 수준을 뛰어넘는 역량을 갖춘 인재들이 많이 필요하다. 중국의 성장과 그 규모, 중요성을 고려할 때 현재 중국학 전공의 수가 과도하다고 할 수 없다.

▶황재호=양국 언론과 여론의 교류는 어떠한가?

민귀식=언론은 보통 다른 나라를 이해하는 창이지만, 양국 언론은 상대국을 객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언론의 상업적 성격에 따라 선정적인 보도를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온라인 매체의 등장은 정보 교환의 긍정적인 측면을 확장하기보다는 혐오감을 확산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정부가 이 같은 정보를 통제할 수 없어 양국 민간부문 간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결국 해법에 있어서는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시민의식 향상에 기대를 거는 수밖에 없다.


둥샹룽=중국과 한국의 주류 언론들은 서로 상대국에 특파원을 배치하고 있다. 그들은 두 나라 사람들이 참고할수 있도록 많은 양의 정보를 되돌려 보낸다. 양국 주요 언론은 '한·중 언론 고위급 대화' 등 비교적 안정적인 교류 체제를 구축했다. 주요 문제는 양국간 주류 언론에서 서로의 나라 이미지가 대칭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한국 언론에서 중국에 대한 보도는 대체로 부정적인 반면에 중국 주류 언론에서 한국에 대한 보도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소셜 미디어가 번성하면서 새로운 현상이 나타났다. 영향력을 추구하기 위해, 일부 블로거들은 다른 나라에 대한 부정적인 뉴스를 보도하는 경향이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 논의되고 있는 모국에 대한 부정적인 뉴스를 과장해서 전달한다. 일부 가혹하고 극단적인 견해는 결국 인터넷에서 빠르게 퍼지게 되는데, 이는 중국과 한국의 여론 분야에 악영향을 끼치고 양국 간의 사람들의 상호 이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황재호=한국과 중국 사이의 사회적, 문화적 갈등은 무엇인가?

둥샹룽=중국과 한국은 문화적으로 동질적이고 지리적으로 가깝고 역사적으로 얽혀 있다. 상호인식을 높여주는 데 도움이 돼야하는 역사적 경험이 오늘날의 국제정치적 맥락에서 갈등을 촉발시킨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다. 중국과 한국 사이의 사회 문화적 모순은 주로 두 가지 분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첫째는 역사 속 양국 관계의 성격, 한국전쟁 등 과거사에 대한 인식과 집단 기억에 관한 것이다. 두 번째는 전통문화의 귀속이다. 여기서 한가지 기본원칙을 설명해야 한다. 먼저 현대 민족국가의 개념으로 고대 국제관계를 분석하는 데 사용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또한 현대세계의 지적재산권 개념으로 고대문화상품의 소유권을 규정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민귀식=한중 갈등의 핵심 원인은 역사적, 문화적 주권 문제 등 매우 추상적이다. 이러한 문제들은 국가 정체성과 직결되기 때문에 어떤 종류의 양보나 결의도 하기 매우 어렵다. 이것이 바로 이러한 문제들이 보통 지하에 머무르다가, 일단 갈등이 발생하면 폭발하게 되는 이유이다. 이러한 정서의 근간은 역사적 지위의 높고 낮음이 현재의 국민소득 수준과 모순된다는 현실에서 비롯된다. 각자 자신의 열등감을 우월감으로 보완하기 위한 심리적 측면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작은 갈등이라도 크게 증폭되는 경향이 있다.

▶황재호=양국에서 반감이 확산되는 이유가 뭘까?


민귀식=한국과 중국은 상호 경제적 필요성을 강조하는 기능주의적 접근을 구축했기 때문에, 무역량에 비해 상대적으로 서로 정서적 신뢰가 약하다. 대중 반중 감정의 뿌리는 미세먼지 문제 등 상당히 구체적이다. 이러한 반중감정은 생활 속에서 사람들에게 불편을 주고 그러한 감정이 축적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강화되었다. 게다가 중국의 부상에 대한 공포가 중국 정치체제에 대한 저항을 불러일으켰고, 보수층의 지속적인 이념 공세도 큰 역할을 했다. 여기에 젊은 세대의 개인주의적 특성이 영향을 미친 경향도 있다. 이 같은 반중 정서는 경제적 이익을 훨씬 뛰어넘을 정도로 만연해 있다. 


둥샹룽=개인적으로는 중국 내 반한
(反韓) 감정이라는 표현에 동의하지 않는다. 한국을 좋아하지 않은 것과 별개로 중국은 한국을 반대하지 않는다. 한국을 싫어하는 정서가 확산되는 데는 두 가지 시점이 중요했다. 첫 번째는 사드의 배치로 많은 중국인들이 한국에 실망했다. 이 때 중국 내에서도 한국에 대한 반감이 높아졌다. 문재인 정부 시절 한중 양국이 사드 문제에 대한 기본적 합의를 도출하고 이를 적절히 처리한 뒤 양국 관계는 중대 국면에서 전환점을 맞았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중국인들의 한국에 대한 부정적 감정은 다소 누그러졌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올해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한복과 심판 판정 등으로 일부 논란을 빚었다. 한국의 주장은 중국인들에게 충격적이었다. 조선족은 중국의 56개 민족 중 하나로서 동계 올림픽에서 전통 의상을 입고 노래하고 춤추는 것을 못하게 할 이유가 없다는게 중국 대중들의 인식이다. 또 스포츠에서 심판의 판정에 대한 어떠한 분쟁도 정해진 절차를 통해 해결되어야 하며, 스포츠 경기에 참가하는 중요한 근거는 심판의 판정에 승복하는 것이다. 올림픽 기간에 책임감 있는 한국의 정치인, 학자, 체육계 인사들이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분석을 하는 것은 드문 일이었다. 그들 중 일부는 분쟁을 진정시키기보다 분쟁을 가중시키려고 했다.


▶황재호=앞으로 5년 동안 양국 간 사회문화 교류를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두 정부를 위해 어떤 조언을 하고싶나?


둥샹룽=우리는 역사는 역사로, 문화는 문화로, 스포츠는 스포츠로 두어야 한다. 한중관계의 안정적인 발전은 다른 요소들에 의해 방해받거나 심지어 납치되어서는 안 된다. 역사, 문화, 스포츠는 양국 관계를 증진시키는 중요한 고리가 되어야 한다. 양국 정치인과 국민은 양국 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이 양국과 국민의 근본 이익에 부합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두 나라 사이의 사회적, 문화적 교류는 너무 많은 것이 아니라 너무 적고 너무 불충분하다. 양국 국민들은 서로를 너무 모른다. 사리사욕을 위해 한중 사이의 소위 논쟁을 과장하는 사람들은 결국 역사에 의해 버려질 것이다. 1988년 서울올림픽 주제가가 말했듯이, "
Hand in hand, we can start to understand, breaking down the walls that come between us for all time=손에 손 잡고, 우리는 항상 우리 사이를 가로막는 벽을 허물면서, 서로를 점점 이해할 수 있다."


민귀식=우선, 양국 국민 사이의 감정적 충돌이 심각하다는걸 인정하고 대응책의 필요성을 공유해야 한다. 양국의 국민 정서가 정치외교적 문제에 민감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전략적 충돌을 줄이고 정치적 신뢰를 높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중국은 소프트파워가 크게 약화됐음을 인식하고 주변국들에 대한 공공외교를 재조정해야 한다. 정부 당국자들은 중국을 자극하는 불필요한 실언을 줄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과도한 민족주의 정서를 해소하기위해 다양한 시민단체를 아우르는 1.5트랙 외교를 운영하기 위해 세계 시민교육 캠페인을 공동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finish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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