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가생이닷컴-해외 네티즌 반응 커뮤니티


HOME

 - 커뮤니티>경제 게시판
메뉴보기
  • 해외반응 -
  • 뉴스 -
  • 영상자료 -
  • 유머/엽기 -
  • 커뮤니티 -
  • 팬빌리지 -

회원

로그인

04월 23일 (화)

[잡담] IBM-라피더스 협력의 의미와 그 한계(feat. 인텔)

강남토박이 조회 : 975
목록

IBM은 주로 선행 기술을 개발하여 기술의 지적재산권을 확보하고 이를 반도체 기업에 이전하는 방식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 온 기업이다. IBM이 가지고 있는 2나노급 이하에 적용될만한 트랜지스터 구조에 대한 기술은 분명 래피더스 입장에서는 TSMC와 삼성전자가 거의 독점하고 있는 선행 특허를 피해 갈 수 있는 우회로를 제공할 것이다. 그렇지만 문제는 양산 과정에서 수익이 보장되는 수율을 얻기 위해서는 지난한 시간과 막대한 비용이 투입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지난 2022년 8월, 세계 최초로 3나노 공정부터 트랜지스터 구조를 FinFET에서 GAAFET으로 전환하면서 기술적 우위를 선보인 바 있으나, 현실은 FinFET 공정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수율과 높아진 공정 비용이라는 난제가 남아 있다는 것, 그래서 여전히 시간과 비용이 더 필요하다는 사실에서도 이를 단적으로 알 수 있다. TSMC는 3나노 공정까지는 트랜지스터 집적을 위해 기존의 FinFET으로 진행하고, 2나노 공정부터 GAAFET과 비슷한 구조인 MBCFET으로 가는 공정을 계획하고 있다. 그렇지만 TSMC 역시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트랜지스터 아키텍처의 전환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많이 겪게 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2나노 공정의 양산 시점을 뒤로 미루게 만들 것이고, 계획했던 것보다 더 높은 공정 비용을 유발하게 될 것, 그래서 생산되는 칩의 원가는 높아지는 결과로 연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2나노 양산 공정에서 활용될 수 있는 다른 종류의 차세대 트랜지스터인 VTFET (vertical transport FET)은 IBM과 삼성전자가 공동으로 개발한 트랜지스터이기 때문에 래피더스에 독점적으로 이전되기도 어렵다. 이미 초미세 패터닝 양산 공정 경험이 축적된 양사에서도 이러한 난제가 있었거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초미세 공정에서의 고밀도 트랜지스터 집적 양산 경험이 전무한 일본의 반도체 회사들이 이를 더 수월하게 극복할 수 있으리라 예상하기는 어렵다. IBM의 기술적 지원은 대부분 새로운 형태의 트랜지스터 최적화일 뿐, 이를 어떻게 12인치 웨이퍼 수준에서 양산할 수 있을 것인지는 결국 일본에서 스스로 고민하고 연구해야 한다. 문제는 그 과정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모될 것이라는 점이고, 그 규모는 선발 업체들보다 높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점, 그리고 로드맵도 계속 뒤로 밀리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일본의 래피더스가 2나노 공정 양산에 성공하는 시점에서 바로 이러한 현재의 SMIC 위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중국의 SMIC는 자사의 14나노 파운드리 공정을 통해 중국의 내부의 거대한 수요에 거의 독점적으로 대응하고 있고, 따라서 수익 규모와 수익률도 높아지는 추세다. 그렇지만 14나노 공정으로 제조된 반도체칩은 5나노 이하급 공정으로 제조된 칩에 비해 부가가치가 낮고 성능도 제한적이기 때문에, 글로벌 팹리스 업체들이 원하는 수준의 고성능 칩의 제조로 이어지기는 어렵다. 즉, SMIC의 레거시 공정은 글로벌 팹리스 업체들의 주문을 받기에는 정치적 상황은 물론, 기술적으로도 역부족이다. 이는 일본의 래피더스가 2020년대 후반 2나노 공정 양산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지금의 중국 SMIC처럼 상대적으로 성능이 제한된, 그리고 부가가치는 더 낮은 칩의 생산에만 제한적으로 시장에서 경쟁할 수밖에 없을 것임을 예상케 하는 부분이다. 선행 기술 개발에 현세대 기술에서 얻은 수익을 꾸준히 투자해야 사업구조가 유지되는 반도체 업계의 특성상, 이러한 일본의 2나노 반도체칩 비즈니스 구조는 오래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다. 기술 격차가 벌어질수록 그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더 많은 비용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그 비용을 일본이나 미국 정부가 감당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미국 정부는 지난 2022년 여름에 통과된 이른바 반도체법 (CHIPS and Science Act)에 따라 자국에서 생산되는 반도체에 대해서는 보조금을 지급하고 법인세를 25% 공제해 준다. 그렇지만 래피더스는 일본에서 반도체 칩 제조가 이루어지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기 때문에 미국의 반도체법의 지원을 직접적으로 받기는 어렵다. 일본 경제산업성에서 700억 엔을, 그리고 아홉 개의 회사가 70억 엔을 공동으로 출자하여 총 770억 엔의 투자금 (약 7억 달러)으로 래피더스를 창립하였지만, 이 자본금은 선두 주자를 따라잡기 위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최소 300-400억 달러 이상의 R&D 비용, 그리고 그 두 배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양산 공정 확보 비용의 조달에는 턱없이 모자라다. (이하 중략)

- '일본의 반도체 권토중래의 꿈: 래피더스의 한계', 권석준 교수

https://alook.so/posts/o7tlXZx


권석준 교수님이 계속 언급하시는 것처럼 라피더스와 제휴하는 IBM은 선행 기술만 연구하는 기업일 뿐, 그 선행 기술을 양산화하는 건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임. 그게 쉬웠다면 IBM이 반도체 제조 부문을 아예 접지도 않았겠지. 예컨대 EUV만 해도 선행 기술은 진작에 개발되어 있었으나, 그것을 양산에 적용하는 데는 거의 20년 가까이 걸렸음. 그리고 까놓고 21년 개발했다는 IBM의 2나노 선행 기술력이 정말로 유의미하다면 미국 정부 차원에서 진작에 인텔에 밀어줬던가 해서 인텔 미세공정 로드맵이 지금처럼 씹창이 나지 않았았을 것임. 일뽕 들의 기대와는 다르게 반도체 산업에서는 선행 기술만 있어서는 사실상 할 수 있는 게 전혀 없음. 그래도 그거라도 감지덕지한 게 지금 일본 반도체의 현실임.

그런 관점에서 일본이 지금 제일 후달리는 게 파운드리 선단공정 양산 경험임. 일본에서 가장 공정기술이 앞서는 게 꼴랑 40나노 로직 수준임. 라피더스에 출자한 소니, 르네사스, 키옥시아 같은 레거시 공정 업체들에서 얻을 만한 양산 노하우가 단 하나도 없음. 천하의 인텔도 파운드리 선단공정 양산에 피똥 싸고 있는데, 공정 기술이 전무한 라피더스가 고작 선행 기술 하나만 가지고 이것을 양산화하려면 권석준 교수님 말대로 수 년 이상의 시간과 수십 조 원의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며 성공 가능성도 극히 낮음. 다시 말하지만 이건 FAB 건설 비용이 아니라 단순히 개발비만 이 정도일 것이라는 말임. 권석준 교수님은 2나노 양산까지 최소 1000억 달러, 약 130조 원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하시는데 이는 라피더스의 전체 투자금액 10년 50조 원에 비하면 거의 2.6배에 달하는 금액임.

그렇게 보면 반도체에서 연구와 개발은 전혀 다름. IBM 같은 연구소에서 선행 기술을 '연구'하면, 그것을 개발 라인에서 받아서 양산이 가능한 수준까지 수율과 기술 완성도를 끌어 올리는 '개발' 활동을 함. 이 개발 활동에 선단공정의 경우 수 년의 기간과 수 십 조원의 비용이 들어감. 이 개발 활동이 권석준 교수님이 언급한 "양산 과정에서 수익이 보장되는 수율을 얻기 위해서는 지난한 시간과 막대한 비용이 투입된다."라는 내용임. 그런데 라피더스는 이 개발 활동에서의 노하우가 전무함. 라피더스가 전적으로 의지하는 IBM도 개발 활동 경험이 없음. 이건 전 세계에서 오로지 선단공정을 실제 양산까지 하는 TSMC와 삼전 같은 칩메이커들만 갖고 있는 것임.

그래서 일본이 진짜 라피더스를 성공시키고 싶다면, 그리고 미국이 진지하게 라피더스를 밀어 주고 싶다면 일본은 연구소 IBM이 아니라 칩메이커 인텔과 협력해야만 함. TSMC와 삼전을 제외하고 파운드리 선단공정 개발과 양산에서 제일 앞서 있는 게 바로 인텔이고, 또 인텔은 미국 정부 차원에서 최우선으로 밀어주는 기업이거든. 그리고 10나노 깎는 장인이라고 불렸던 게 인텔이니만큼 10나노 공정 수준까지는 공정 기술 개발과 양산 안정화 경험이 아주 풍부함. 고작 40나노 공정 기술밖에 없는 일본 반도체 입장에서 10나노만 해도 엄청나게 감지덕지한 공정 기술과 노하우임.

그래서 생각해 볼 만한 게 키옥시아/WDC 사례와 유사한 파운드리 선단공정에서의 인텔/라피더스 연합임. 현재 키옥시아가 낸드 공정기술 개발과 양산을 담당하면 WDC는 그 비용의 절반을 부담하는 방식임. 이를 통해 키옥시아/WDC는 막대한 연구개발비 부담과 실패 리스크를 공동 분담으로 최소화하고 있음. 파운드리 선단공정도 비슷함. 라피더스의 투자 계획이 10년 50조 원(연구개발비 20조 원, CAPEX 30조 원)인데, 20조 원의 자금 지원을 받으면 인텔 입장에서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게 사실이기 때문임. 대신 라피더스는 파운드리 선단공정 기술과 양산 노하우를 공유받는 것이지. 이론적으로만 보면 인텔과 라피더스 모두 상부상조할 수 있는 좋은 방법임.

그런데 지금 미국은 인텔이 아니라 IBM이 라피더스와 협업하고 있음. 그 이유에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고 생각함.

1. 파운드리 선단공정 기술력은 너무나도 중요한 핵심 기술력이라서, 그 기술을 일본에게 공유해 주는 대가로 고작 10년 20조 원은 너무나도 하찮은 푼돈임. 아무리 일본 새끼들이 미국 후장까지 쪽쪽 빨아 줘도 핵심 기술자산까지 퍼주고 싶은 생각은 미국도 전혀 없음. 일뽕들의 기대와는 전혀 다르지?

2. 라피더스의 성공 가능성에 거의 기대를 하지 않음. IBM이 라피더스와 협업한다고 해서 돈을 쓰거나 투자하는 건 없음. 그냥 선행 기술 공유해 주고 라이센스 수수료만 받아 먹으면 그만임. 라피더스와의 협업 과정에서 IBM이 라피더스 투자액 50조 원에 돈을 보태주는 건 단 한 푼도 없음. 라피더스에 돈 꼴아박고 큰 손실을 보는 건 오로지 일본으로만 그 리스크가 제한됨. 미국도 TSMC의 점유율을 분산시킨다는 측면에서 라피더스가 성공해 주면 좋지. 그런데 그렇다고 해도 성공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에 선행 기술 연구소 설계도 하나 덜렁 던져 주고 성공하면 좋고 실패해도 손해볼 게 전혀 없다는 마인드로 접근하는 것임.

3. 일본 도움 없이도 파운드리 선단공정에서 성공할 자신이 있음. 나 혼자 해도 성공할 자신이 있기 때문에 굳이 핵심 기술자산을 일본에 공유해주고 싶지 않은 것임.

이런 점들을 고려하면 파운드리 선단공정에서 라피더스가 성공할 확률은 극히 낮음. 심지어 미국도 라피더스 지원에 적극적이지도 않고, 또 그리 기대하고 있지 않으니까 말이지. 인텔도 아니고 IBM과의 기술 제휴가 정확히 무슨 의미인지 모르는 걍 반도체 좆도 모르는 문레기 기레기 새끼들하고 일뽕 새끼들만 발광할 뿐이지.

PS. 계속 말하지만 미국이 본격적으로 한국 반도체를 조지고 일본 반도체 밀어주기(인텔/라피더스 연합, 삼전과 하닉이 일본과 미국에 FAB을 짓도록 강요 등)에 들어가는 건 한국이 미국 편에 서지 않고 중립이나 친중 이지랄 할 때임. 미국 편에 붙어 있는 한 한국 반도체는 앞으로도 계속 안전할 것임. 바로 이 점을 명심해야만 함.


목록 PC버전 위로

Copyright © gasengi.com